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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 : 10-03-30 08:33
낮달 크로키
 글쓴이 : 김범주
조회 : 3,791  
이영식


맨발이다, 저 한낮의 순례자

닳고 닳아
미농지처럼 얇아진 알발
구름 조각보로 슬며시 감싸보는데

오늘밤
들림을 꿈꾸는 노파의 묵기도 속에는
하늘 강 거룻배로 떠오는데

빈 밥그릇 핥던 누렁이가
풀쩍 뛰어올라 물고 떨어지는
흰 뼈 한 토막

외눈이부처 손바닥 위인 줄도 모르고
벌새는 윙윙 속도전이다

쉿! 지상의 꽃들 낮거리를 시작한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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